지구상의 멸종 위기 동물

뿔 때문에 죽어간 거인, 흰코뿔소의 생존 전쟁

best-life-1 2025. 10. 20. 14:55

🦏 흰코뿔소 – 멸종에서 회복으로, 인간이 만든 위기와 구원의 기록

흰코뿔소는 아프리카 초원의 거대한 초식동물로, 남부와 북부 두 아종으로 나뉜다.
남부 흰코뿔소는 멸종 직전에서 회복한 보존 성공 사례이지만,

북부 흰코뿔소는 지구상에 단 두 마리 암컷만 남은 사실상 멸종 상태이다.

 

뿔 때문에 죽어간 거인, 흰코뿔소의 생존 전쟁

 

1. 흰코뿔소의 두 얼굴

흰코뿔소(White Rhinoceros, Ceratotherium simum)는 현존하는 가장 큰 코뿔소 종이다.
몸길이 암컷 3.35~3.65m  수컷 3.7~4m, 어깨높이는 수컷1.7~1.86m, 암컷1.6~1.77m이다.

평균 체중 수컷 2~2.3t, 암컷1.6~1.7t이며,최대 3.5t 에 달하고, 아프리카 사바나의 상징이다.
‘흰코뿔소’라는 이름은 실제 색깔과는 무관하며, 네덜란드어 wijd (넓은)에서 유래한 단어가 영어로 white로 잘못 번역된 것이다.

현재 흰코뿔소는 남부 흰코뿔소(Southern White Rhinoceros)와
북부 흰코뿔소(Northern White Rhinoceros)의 두 아종으로 나뉜다.
두 종은 외형적으로 비슷하지만, 생태적 분포와 보존 상황은 극명하게 다르다.

남부 흰코뿔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짐바브웨, 케냐, 우간다 등에 서식하며,
북부 흰코뿔소는 과거 수단,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북부 아종의 야생 개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2. 남부 흰코뿔소 — 멸종에서 살아 돌아온 기적

19세기 말, 남부 흰코뿔소는 밀렵으로 인해 개체 수가 불과 50마리 이하로 줄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와 지역 보존가들의 철저한 보호 정책으로 인해
현재 약 16,000마리 이상으로 회복되었다.

이 회복은 세계 보전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엄격한 보호구역 지정, 밀렵 단속, 그리고 사파리 관광 수익의 재투자 덕분이다.
또한 코뿔소 뿔을 미리 절제하여 밀렵 유인을 줄이는 방법도 효과를 거두었다.

남부 흰코뿔소는 주로 초원지대에서 짧은 풀을 뜯어먹으며 살고,
사회적 성향이 강해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온순한 성격이지만, 새끼를 보호할 때는 매우 공격적으로 변한다.
그들의 존재는 사바나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남부 흰코뿔소 — 멸종에서 살아 돌아온 기적


3. 북부 흰코뿔소 — 사라진 거인의 비극

반면 북부 흰코뿔소(Ceratotherium simum cottoni)는
인류의 탐욕과 전쟁, 그리고 밀렵의 희생양이 되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약 2,000마리 이상이 있었지만,
1970년대 이후 아프리카 내전과 불법 사냥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2000년대 초에는 30마리 이하로 줄었고,
2018년 마지막 수컷 수단(Sudan)이 세상을 떠나며
지구상에는 암컷 두 마리(‘나진’과 ‘파투’)만 남게 되었다.
현재 이 두 마리는 케냐의 올 페제타(Ol Pejeta) 보호구역에서
24시간 무장 경비의 보호를 받으며 생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연 번식이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은 북부 흰코뿔소의 DNA를 보존하고,
냉동된 정자와 난자를 이용한 시험관 수정 및 인공 수정을 시도하고 있다.
수마트라코뿔소의 대리모를 이용해 수정란 착상을 시도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시도는 단순히 한 종을 복원하는 실험이 아니라,
인류가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되돌리려는 상징적 노력이다.

 

북부 흰코뿔소의 DNA를 보존


4. 같은 종, 다른 운명

남부와 북부 흰코뿔소의 차이는 단지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두 아종의 운명은 인간의 행동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구분 남부흰코뿔소 북부흰코뿔소
서식지역 남아프리카,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케냐, 수단, 콩고 등
현재 개체 수 약16,000마리 암컷 2마리만 생존
보호 상태 준위기 야생 절멸
복원 노력 성공적 관리와 서식지 확대 인공수정 및 유전자 복원 실험
상징 의미 보존 성공 사례 멸종의 교훈과 경고
 

 

 

이 표만 보더라도, 보호 의지의 차이가 결과를 결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부 지역은 적극적인 법적 보호와 관광 수익 재투자,
지역 사회의 참여로 보존에 성공했다.
반면 북부 지역은 내전과 불안정한 정치 상황, 국제 지원의 부족으로
보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결국 두 아종은 같은 유전적 뿌리를 가졌지만,
인간의 선택에 따라 하나는 생존했고, 하나는 사라졌다.


5. 뿔 때문에 벌어진 비극

코뿔소의 뿔은 각질(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의 머리카락과 손톱과 같은 성분이다.
하지만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약재나 부의 상징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이 잘못된 믿음이 밀렵 산업을 유지시키는 근본 원인이다.

밀렵꾼들은 코뿔소를 총으로 쏘고 뿔만 잘라내며,
뿔 한 개가 수만 달러에 거래된다.
이로 인해 흰코뿔소뿐 아니라 검은코뿔소, 수마트라코뿔소 등
다른 종도 함께 위협받고 있다.

뿔의 가치가 인간의 탐욕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이라는 점에서,
코뿔소의 멸종은 단순한 생태 문제를 넘어
윤리와 인류의 책임을 묻는 사건이다.


6. 희망과 교훈

남부 흰코뿔소의 복원은 “의지만 있다면 생태 회복이 가능하다”는 증거이다.
반대로 북부 흰코뿔소의 멸종은 “방심과 무관심이 얼마나 빠른 파괴를 부르는가”를 보여준다.

두 아종의 대비는 곧 인간의 거울이다.
보존 노력은 단지 동물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지구의 다양성과 생태적 균형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가 북부 흰코뿔소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이미 늦은 후회”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금의 남부 흰코뿔소가 미래의 북부처럼 되지 않으려면,
인간은 끝없이 배워야 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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